REVIEW

[책 리뷰]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김범석

appleowner 2025. 5. 4. 15:34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김범석 / 2025. 05 ⭐⭐⭐ 3.8점
인간의 죽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단연 암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암은 우리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러한 생각들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굉장히 똑똑한 의사선생님의 많은 생각을 담은 좋은 책. 읽고나면 괜히 건강하게 살고 싶어진다. (일시적으로) 최근 소설만 읽다가 이런 책을 읽으니 훨씬 흥미롭긴 했다. 진도가 조금 더디긴 해도 재밌는 책인건 확실하다.






다세포 생물에게는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파란불과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빨간불이 있다. EGFR 단백질이 그런 신호등인데 그 단백질이 활성화 되면 파란불, 비활성화 되면 빨간불이 들어온다. 우리가 건널목에서 신호등의 파란불에서 건너고 빨간불에서 멈추듯 암세포도 신호에 따라서 분열할지 말지 정한다. 그런데 그 단백질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하필이면 신호등 스위치를 고장냈고, 그 결과로 항상 파란불이 됐다. 파란불을 받은 암세포는 무한정 증식했다.

암세포가 어떻게 증식하는가


우주와 인류의 탄생과정은 신비하다 못해 경이롭다.빅뱅으로 우주가 태어났고 별이 태어났다. 태어난 별이 살아가다 죽으면서 우주공간으로 흩뿌려진 무거운 원소들이 지구상으로 왔다. 지구는 매우 운이 좋게도 태양으로 부터 적절한 거리에 떨어져있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고 생명체가 자라기에 적절한 중력과 물이 존재했다. 지구에는 마침 별들의 죽음으로 생성된 원소들이 충분히 있었다. 매우 이례적인 생명이라는 현상이 시작되었다. 우연히 아미노산과 핵산이 생겨났고 무한대의 시간을 재료로 엔트로피를 거스르며 외부의 세계와 구분지어진 채 DNA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단백질을 합성하며 에너지 대사를 하는 특이한 존재가 생겨났다. 자기복제 능력을 갖춘 이 존재는 진화와 사멸을 거듭하며 지성과 의식을 갖춘 존재로 탈바꿈했다.

별은 우리다. 별은 우리랑 이어져 있어서 익숙함이 느껴진다.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한 과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해보면 6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1. 성장신호에 대한 자율성: 누가 후손을 낳으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분열하고 후손을 낳는다.
2. 성장 억제 신호에 대한 둔감성: 성장 억제 신호를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후손을 낳는다.
3. 개체 사멸의 회피: 개체에게 이제 죽어야 한다는 신호가 와도 이를 묵살하고 살아남으려한다.
4. 한없는 복제 잠재력: 세대를 거듭하며 후손이 계속 후손을 낳는다.
5. 지속적인 공급망 형성: 생존에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고안해내거나 주변에서 빼앗아서라도 생존한다.
6. 주변 침윤과 전이: 원래 살던곳을 떠나 다른곳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곳에서 정착해서 번성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인류의 진화와 번성 과정을 살펴보면 암의 징표를 그대로 따라간다. 암의 정의대로라면 인류는 지구에 정확히 암이다. 지구는 사람암 4기를 앓고있다. 암환자가 흔히 열이 나듯 지구도 인간들 때문에 열이 나고 있다. 지구의 관점에서 만 년은 인간으로 치면 0.01초 같은 찰나에 불과하다. 길게보면 모든 종은 진화 아니면 멸종의 길을 택해왔다.

지구는 사람암 4기를 앓고있다.


인간의 뇌는 시간을 동등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특히 반복되는 일상은 뇌가 주목하지 않아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기억이 없으니 시간이 빨리 흘러간것으로 느끼게 된다. 심지어 시간이 통째로 증발된것 처럼 느끼기도 한다. 일상의 반복은 시간을 좀먹는다. 반복되는 일상, 새로운 일없음, 새로운 일을 할 의지도 없음, 가슴 뛰는 일도 없음, 이 4종 세트는 시간을 갉아먹으며 생명을 단축한다. 일상만 반복하다 매해 나이만 더 빨리 먹는 것이다.


시간의 상대성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우리에게 유한한 시간을 사랑 같은 의미있는 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감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갓난아기는 특정 감정을 타고나지 않는다. 감정은 신체특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는 유연한 뇌와 문화 양육 조건의 조합으로 출연한다. 심리학자 리사 배럿의 구성된 감정이론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에 따르면 뇌는 과거 경험의 조각들을 사용해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신속히 예측하고 감정 경험을 구성해낸다.
감정은 합의의 산물이다. 독일어에는 분노에 대한 단어가 세 개가 있지만 중국어에는 다섯개가 있다. 당연히 중국인들이 독일인에 비해 분노를 더 잘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감정은 합의의 산물이다.


생각을 다스리려면 첫 생각부터 알아차려야 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떠오르는 생각을 정확히 관찰만 해도 생각이 줄어든다.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외부세계가 아니다.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외부가 아닌 내부에 시선을 두고 나에 대해 알게 되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현재를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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